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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해 줄 것처럼 접근하는 정책자금 대출 브로커들의 불법 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연간 20조 원 이상의 정책자금이 집행되는 가운데, 취약 계층을 위한 예산이 제3자의 수익으로 새어나가는 구조적 문제를 짚어봅니다.

정책자금 대출 브로커 불법 영업의 민낯: 보험 끼워 팔기부터 서류 조작까지
정책자금 대출을 둘러싼 불법 영업의 수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정교하고 다양합니다. KBS 보도를 통해 드러난 핵심 수법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첫 번째는 속칭 '꺾기' 영업으로 불리는 보험 끼워 팔기입니다. 컨설팅 업체 직원들은 중소기업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정책자금 대출 대상이라고 알리며 관심을 유도하고, 공식 허가를 받은 상담 업체라고 강조하면서 신뢰를 쌓습니다. 이후 대면 상담에서 "보험에 가입해야 대출이 잘 나온다"는 거짓말로 종신보험 가입을 유도합니다. 실제로 5년간 이 일을 직접 했다는 내부 제보자에 따르면, 정책 대출 1억 원을 대행하고 월 100만 원짜리 종신보험에 가입시키면 보험사로부터 판매 수당 700만 원 정도를 받는 구조였습니다. 현직 보험 설계사들도 보험 하나를 팔았을 때 마진이 가장 크다는 점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 두 번째는 서류 위조 및 허위 심사 대응입니다. 매출액 부풀리기, 재무제표 수정, 사업계획서 허위 작성 등 범죄에 가까운 서류 조작을 컨설팅 업체가 직접 유도하거나 대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용 점수 조작 역시 버젓이 이루어집니다. 실제로 강의 현장에서 강사는 "현금 서비스 10만 원을 받으면 신용 점수가 667점에서 662점으로 떨어지고, 그러면 2천만 원에서 3천만 원을 받는다"는 식의 신용 점수 조정 비법을 공개적으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 세 번째는 성공 조건부 계약을 이용한 금품 갈취입니다. 심사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출을 장담하며 선지급금을 받은 뒤, 대출이 실패하면 환불을 거부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실제 피해 사례로, 한 남성은 배우자가 받을 정책 대출 상담을 받았으나 상담 업체가 신청서를 위조했음에도 대출이 거부되었고, 업체는 수수료를 계속 독촉했습니다.
- 네 번째는 명의도용 대출이라는 고도의 불법 편법입니다. 신용 상태가 나쁜 사업자를 대신해 주식을 이용한 명의 변경 등의 위험한 방법으로 대출을 받게 하는 수법으로, 브로커와 대출 신청자 모두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중대한 범죄 행위입니다.
솔직히 현재 이러한 불법 영업이 판을 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감독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정책자금 대출 컨설팅은 인허가나 등록 없이 신고만 하면 영업이 가능한 자유업종이며, 이른바 '정책 지도사'는 공인 자격이 아닌 강사 측이 임의로 만든 명칭에 불과합니다. 수수료율도 법정 기준이 없어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인데도, 폭리 여부를 단속하는 기관도 없습니다. 제도권인 대부중개업자의 법정 수수료율은 2.5~3%, 대출 모집인은 더 낮은 수준인데, 이른바 정책 지도사는 보통 5~7%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말 바퀴벌레같이 간절함을 악용하는 이 같은 행위는 기업의 성장을 돕는 정책자금의 본질을 훼손하는 악질 범죄로, 일벌백계를 통한 시장 퇴출이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범부처 TF 출범과 정부 대응의 현실적 한계
KBS의 연속 보도 이후 정부는 중소벤처기업부, 경찰청, 금융감독원 등 11개 기관이 참여하는 범부처 TF를 구성하고, 불법 정책자금 대출 브로커를 민생 교란 범죄로 간주해 합동 대응 체계로 대대적인 특별 단속에 나서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주무부처 장관이 직접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불법 브로커를 잡겠다고 밝힐 정도로 정부의 의지는 강해 보입니다. 범부처 TF의 1차 회의에서는 신고 포상금 도입이 결정되었습니다. 정부는 피해자가 대출금 환수 등의 불이익을 우려해 신고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자진 신고 시 불이익을 면제하거나 신고 포상금을 지급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제보 내용에 따라 차등 지급하며, 포상 조건과 액수는 6월에 확정할 방침입니다. 또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경찰청이 연계해 현장점검단 교육을 실시하고, 온라인 불법 광고 모니터링 및 시정 조치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반면에 현실적인 한계도 명확합니다. 아쉽게도 정책자금 대출 집행 기관 중 하나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최근 5년 동안 대출 96만여 건을 집행하는 동안 신고는 단 13건에 그쳤습니다. 정책자금 대출 불법 영업은 대출 신청자와 상담 업체의 공모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상담 업체가 먼저 권했다 해도 불법에 응한 신청자가 뒤늦게 신고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신고하면 대출금 회수는 물론,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향후 정책자금을 받을 수 없는 자격 박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불법 사실을 자진 신고하려 한 피해자에게 돌아온 답변은 "경찰에 신고하라"는 무책임한 응대였고, 어떤 상담 업체가 불법을 알선했는지 등 기본 사실 관계조차 접수하지 않았습니다. 어처구니없게도 신고 의사를 거듭 밝히자 오히려 불이익 경고가 돌아오는, 피해자가 가해자로 전락하는 구조적 모순이 현장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수사권이 없어 신고 접수와 처리가 쉽지 않다고 해명하지만, 부당 대출 판정 기준이나 신고 처리 매뉴얼조차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실은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솔직히 제가 봤을 때 신고 포상금이 회수당할 대출금보다 많지 않다면 유인책으로서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신고자 면책 제도 도입도 검토하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브로커를 잡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보의 비대칭성 속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로 전락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구제 장치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신청 절차 개혁과 공공 컨설팅 확대가 근본 해결책
제가 볼 때 불법 정책자금 대출 브로커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처벌 강화에만 머물지 않고, 정책자금 신청 절차 자체를 투명하고 간소화하여 브로커의 개입 여지를 원천 차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현재 추진 중인 제도적 개선 방향 중 가장 주목할 것은 정책자금 컨설팅 등록제 도입입니다. 자유업종으로 분류되어 신고만 하면 영업이 가능했던 정책자금 컨설팅을 등록제로 전환하면, 자격 요건 미달 업체와 불법 행위자를 사전에 걸러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불법 행위 및 제3자 부당 개입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제재 규정의 입법화도 추진되고 있어, 현재 사각지대에 놓인 수수료 폭리 문제를 제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등록제와 처벌 규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정책자금 대출 특강 현장을 보면, 일요일 오후에도 백 석 넘는 강의실이 꽉 찰 만큼 이른바 '정책 지도사 육성' 시장이 커져 있습니다. 1일 특강 수강료 12만 원부터 시작해, 9주 과정 2,200만 원, 1대 1 집중 교육 3,300만 원에 이르는 고액 강의가 현장 마감될 정도입니다. 강사들은 소상공인 10명이 1억 원씩 대출받으면 컨설팅 수수료만 최소 5,000만 원이 된다고 홍보하며, 남들 연봉을 한 달에 벌 수 있다고 수강생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처럼 민간 컨설팅 시장이 팽창하는 근본 원인은 정책자금 신청 절차가 복잡하고 정보 접근성이 낮아 소상공인들이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신청 자체를 엄두 내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불법 브로커 신고센터 등 공식 채널을 통한 직접 확인을 적극 독려하는 동시에, 정부가 직접 기업에 맞는 맞춤형 자금을 제시하는 공공 컨설턴트 역할을 대폭 확대해야 합니다. 제 생각은 복잡한 신청 절차를 디지털화하고 원스톱 서비스로 전환하여, 소상공인이 브로커를 거치지 않아도 손쉽게 정책자금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민간 컨설팅 시장의 비효율성을 걷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올해 정부의 직접 대출 예산 7조 원, 보증까지 합치면 20조 원이 넘는 대형 정책의 효과가 취약층에게 제대로 돌아가려면, 제도의 틈새를 메우는 입법과 절차 혁신이 처벌 강화보다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결언
정책자금 대출 브로커 문제는 단순한 불법 영업의 문제가 아닙니다. 소상공인의 절박함을 악용하는 악질 범죄에 대한 엄벌, 피해자를 위한 실질적 구제 장치 마련, 그리고 신청 절차의 개혁으로 근본적인 간소화와 공공 컨설팅 확대가 동시에 이루어질 때 비로소 정책자금은 그 본래의 취지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출처]
KBS 뉴스 보도 (황현규·박찬 기자) / 정책자금 대출 불법 영업 실태와 정부 대응: https://www.youtube.com/watch?v=jeB7GyLXgvc